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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2 - [취업 훈수] - 나의 금융 IT 취업 도전기 - 중소기업부터 금융 공기업 A매치에 이르기 까지(1/3)

 

나의 금융 IT 취업 도전기 - 중소기업부터 금융 공기업 A매치에 이르기 까지(1/3)

들어가며 해당 글은 설명하는 식이 아니라, 내가 걸어오고 경험한 발자취를 통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작성한다. 이 역시 내가 경험한 부분들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조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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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취업 도전 시작

그렇게 작은 연봉을 느끼고 대기업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9년 하반기부터 지원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에서 신입 직군을 정보보호를 따로 분류해서 뽑는 곳은 당시에 CJ올리브네트웍스, 신세계I&C, KT, 롯데정보통신밖에 없었다. 그래도 대부분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봉이 롯데와 신세계,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영끌 4천정도, KT는 4600~4800 정도라는 소릴 들어서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되었다.(당시 내 연봉이 2600밖에 안됐기 때문에... 너무 큰 금액이라고 당시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금융권에도 관심이 생겼을 시기이기 때문에 채용 공고 내 IT직군 설명에 정보보호가 포함되어 있으면 지원했던 것 같다.(하지만 여기에 낚여서 당시 시간낭비를 조금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금융권에 대한 이해가 조금 부족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금융 공기업 A매치는 당시에 몰라서 지원을 못 했었다. 그때는 그냥 신한, 국민, 우리 등의 이름이 들어가면 좋다고 생각했었던 시기였기에....

 

나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대한 첨삭도 학교 취업 컨설팅 선생님을 통해 받아보았었고, 잡코리아에 첨삭이 된 샘플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핀트를 찾아갔고 성실하게 작성한 결과 처음 준비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많은 서류 합격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필기 날짜가 겹치는 회사들이 많아 좀 아쉬웠었고,(지금 생각해보면 날짜가 겹치길 잘했던 것 같다. 혹여나 그때 합격한 회사가 생겼더라면 지금 회사에 도전할 생각을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필기는 정말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봤던 것 같다. 거의 2달? 간 매 주 혹은 거의 7주? 정도가 필기시험이 있었다. 당시에는 정보보안 기사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산 필기에서 강점을 보였고 모든 필기를 합격했었다. 다른 글에서 설명했지만 ncs나 인적성 문제는 그냥 보통만 가도 된다. 전산 필기를 잘 보아야 합격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내가 그때 모두 합격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여러 필기를 보면서 첫 면접이 잡히게 되었다. 부산은행이였다. 당시에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면접을 보러 부산까지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금요일 아침 7시? 8시? 집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여 프로젝트 도중 금요일만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휴가를 써서 목요일 저녁에 부산에 내려가 숙소를 잡고 자고 일어나 바로 면접장으로 향하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던 것 같다.

 

금융권 첫 면접

부산은행을 지원했던 이유는 당시 공고에 IT직군 내에 정보보호 설명도 있었고, 당시 찾아본 자료에는 연봉도 정말 괜찮은 편이라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었다. 집단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정보보호 쪽으로 했었고, 질문도 내 차례가 돌아왔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정보보호쪽 기술을 잘 아는 면접관들이 없어 질문을 제대로 이어나갈 수 없었고, 비교적 나의 강점을 말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어려운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좀 질문을 받았지만, 나는 아마 기술적인 질문을 하나도 못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이 좀 떴던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에 PT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해당 면접에서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나에게 말을 했던 것 같다. 자기들은 개발자만 뽑는데, 괜찮겠느냐는 질문이 돌아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앞에서 어떻게 죽어도 "나는 정보보호 할 거예요! 뽑지 마세요!" 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냥 대충 미적지근하게 할 수 있다고 했었지만, 역시 결과는 면접 탈락이었다. 이때가 첫 탈락의 고배를 마셨었다. 그 뒤에 있던 모든 금융권의 면접이나 필기시험에 참여하지 않았다. 모든 금융 기업이 공고에만 정보보호를 넣고 실제로는 개발자만 뽑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리하였다.(사실 그러진 않았을 텐데... 좀 아쉬운 선택이긴 했다.)

 

정보보호 직군 면접

나는 부산은행이 떨어졌던 이유는 내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개발자를 뽑는 곳이라 날 안뽑았다고 생각하여 낙담하진 않았었다. 물론 교통비와 숙박비에 비해 적은 면접비는 좀 슬펐었지만... 여튼 부산은행 면접 다음 날이 KDB 산업은행과 CJ올리브네트웍스 필기가 같은 시간에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산업은행을 보려고 했었으나, 정보보호 직무로 공고가 올라왔던 CJ올리브네트웍스를 보기로 했었다. 다른 필기들 겹치는 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부산은행 면접이 나에겐 너무 낚였다는 생각을 들게 하여 그 다음날 나의 결정이 PTSD처럼 확실히 기억이 난다.

 

여튼 그렇게 여러 회사들 필기를 모두 붙고, 금융권 면접은 그냥 포기해버리고 나름 대기업의 정보보호 직문 면접도 겹치는 것들을 제외했더니 결국 가게 된 면접들은 KT, 신세계 I&C, 롯데정보통신 이렇게 3곳이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면접 순서가 신세계 1차 → KT 1차 → 신세계 1차 결과 발표 → KT 1차 결과 발표 → 롯데 원데이 면접 → 신세계 2차 → KT 2차 이렇게 였던 것 같다.

 

처음에 신세계 1차를 보고, 느꼈던 점은 직무 면접을 보는데 정보보안기사에 나오는 그런 엄청... 지식적인? 측면만 물어봐서 좀 의아했었다. 대부분 당시 정보보호 실무 면접들의 질문은 모의해킹을 어떻게 진행했었는지, 어떤 취약점 잘 알고 있는지, 요즘 보안 이슈가 무엇인지 이런 질문들이 주를 이뤘었다. 하지만 신세계에서는 비대칭키, 대칭키 설명하라, 암호화 알고리즘 설명하라, 등 과 같은... 정말 그냥 책을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을 물어봤었다. 뭐 가끔 실무 경험도 물어보긴 했었지만... 그래서 조금 면접 자체에는 실망이 컸었다. 그러나 결과는 합격이긴 했었다.

 

다음으로는 KT 1차 면접을 봤다. KT는 1차 면접 구성이 토론, PT 면접, 직무 논술로 기억을 한다. 사실 나는 직무에 강점이 있는 편이였기 때문에, 토론에서도 다른 사람을 누를 수 있었고, KT의 PT 면접은 직무 논술 중 한 문제를 가지고 발표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결국 직무 논술과 같은 맥락이었다. 그래서 정말 PT와 직무 논술 모두 흠없이 완벽하게 풀어냈었고 면접관들도 나에게 좋은 인상을 받았을 것이고, 나중에는 나중에 합격시켜줬는데 또 나가면 안돼요~ 이런 말까지 했었다. 그래서 정말 자신감 있던 면접이었고, 결과도 역시 합격이었다.

 

자만의 시작

그게 문제였다. 지금까지 계속 합격을 했다는 자체가 큰 문제가 되었다. 매번 합격을 하니까, 그리고 나는 말을 나름대로 잘하니까 면접 준비의 필요성을 아예 못 느꼈다. 인성면접도 '그냥 묻는 질문에 대답하면 되지~ 동네 아저씨랑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면 되는 거 아냐?' 라는 안일한 생각만 했었고, 정보보호 직무도 면접을 잘 볼 정도로는 꿰뚫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모두 면접을 보는 족족(부산은행은 예외다), 필기를 보는 족족 합격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가득 차있었다.

 

그래서 당시 다니던 회사에 퇴사 선언을 했다. 당연히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에 나는 뭐든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 성격의 고질적인 문제인 '앞으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대책 없이 실행하기'가 또 발동이 된 것이었다. 그전까지 이미 여러 번 노답 상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발전이 없었다 사람이.

 

롯데 면접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면접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은 상태로 자신감만 뿜뿜하여 롯데 면접을 가게 되었다. 가서 TOPCIT도 풀고, 자유롭게 먹으라고 비치된 도넛도 마음껏 먹고, 토의? 토론?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토론 면접은 그렇게 잘 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만, 당사 인사담당자가 실무면접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여 거의 면접 결과를 좌지우지한다고 했었고, 그다음 임원, 토론 순? 역순이었나? 여튼 그랬다고 했었다.

 

그리고 임원면접은 분위기 자체도 좋았고 면접관분들 스스로 만점이라고 말씀까지 해주셨다. 성격이 다 좋으신 분들이었어서 쉽게 갔던 것 같다. 마지막 실무 면접이 남아있었는데, 이때 나는 무조건 잘 봤다고 생각을 했었다. 안 그래도 실무 면접 비중이 가장 높은데, 잘 봤다는 자신감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홀가분했겠는가. 그래서 당시에는 무조건 합격이라 생각하며 여기는 보험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다음이 원래라면 신세계 2차 면접이었을 것인데, 당시 내가 알아본 결과 신세계가 롯데보다 급여가 더 적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고, 6개월? 간 아마 인턴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보러 갈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 쿨하게. 어찌 보면 멍청하게. 자만심에 취해 안 좋은 결정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그중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KT면접을 보러 가게 되었다.

 

KT 면접

아직도 당시에 가장 가고 싶어 했던 KT의 면접이었기 때문에, 추웠던 날씨와 을지로의 그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여튼 인성 면접 한 가지만 봤었는데, 나는 인성면접이라기에 편하게 그냥 이야기하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었다가, 질문 내용에 약간 당황을 했었다. 엄청 기술적이지는 않지만 기술적인 부분도 물어보았었고, 가장 당황했던 부분은 자신의 회사에 대한 질문이었다. KT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꽤 많이 들어왔는데, 자만에 쩔어 기업 조사 따위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석연찮은 대답들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면접장을 나오고, 객관적으로 보면 망한 면접을 당시에는 자만심에 취해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70% 합격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고 추운 겨울, 청계천에 비춰진 아름다운 불빛들에 취해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

 

달콤한 여행 이후...

그리고 나는 퇴사 후 계획했던 여행을 다녀왔다. 첫 해외여행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설레는 마음으로 잘 다녀왔던 것 같다.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혼자서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녔던 것 같다. 여행 갔던 곳은 상대적으로 따뜻해서 낙엽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여튼 이렇게 여행을 행복하게 다녀온 뒤, 바로 다음 날이 롯데와 KT 최종 발표 날이었다. 아마 처음이 KT 최종 발표가 났던 것 같다. 긴가민가 했던 만큼 좀 충격이긴 했었지만, 롯데는 당연히 합격이었기 때문에 약간 안도의 한숨 + 큰 실망을 함께 했던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롯데 발표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열어보니 여기도 최종 탈락이었다. 필자는 인생 동안 정말 낙담을 했던 적이 사실 수능이 망했을 때도, 재수가 망했을 때도 아니었다. 3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을 때였는데, 당시에는 정말 일주일 동안 잠도 거의 못 자고 밥도 못 먹었던 것 같다. 이런 감정을 또 느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는데, 확실히 내 미래인 취업과 연관이 된 직장에 문제가 생기고 당연히 될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안되었더니.... 하루쯤은 잠도 안 오고 식욕도 사라졌었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취업 시장에, 이번에는 맨 몸으로 던져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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